벚꽃이 피고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봄.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면 생각보다 싸늘한 공기가 반깁니다. 낮에는 반팔을 입어도 될 만큼 덥다가, 저녁이 되면 다시 겉옷을 찾게 됩니다. 이처럼 봄은 사계절 중 일교차가 가장 극심한 시기입니다.
기상청에 따르면 봄철 내륙에서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℃ 이상으로 벌어지는 날이 잦아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. 그런데 왜 이 기온차가 우리 몸에 그토록 큰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?

일교차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이유
봄과 가을에 나타나는 큰 일교차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 몸의 피부, 근육 등 여러 기관이 에너지를 과다하게 쓰게 되고, 이는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쉽습니다.
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, 봄에는 일교차가 10도 이상으로 커지는데, 몸이 겨울 동안 항상 낮은 기온에만 적응돼 있다가 갑자기 아침저녁으로 급격히 바뀌는 날씨에 적응하려면 피부, 근육, 교감신경 등 여러 기관이 에너지를 과다 소모하게 됩니다. 에너지가 바닥나면 면역세포가 생성되고 정상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의 양도 줄어듭니다.
여기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 악화됩니다.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해 부신이 코르티솔이나 DHEA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면서 에너지를 더욱 소모하기 때문입니다.
체온이 1℃ 낮아지면 면역력은 30% 떨어지며, 이 시점부터 우리 몸에 하나둘씩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합니다.
봄철에 유독 많은 질환들
일교차가 커지는 시기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공통으로 호소하는 증상은 기침, 콧물, 목 통증 같은 호흡기 증상입니다. 대부분은 가벼운 감기로 지나가지만,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천식이나 폐렴, 만성폐쇄성폐질환(COPD) 같은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.
실제로 수치로 보면 심각성이 더욱 분명해 집니다. 국내 연구에 의하면 일교차 1℃당 총사망률이 0.5% 증가하였으며,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일교차 1℃당 0.7~1.86% 증가하였습니다. 호흡기계 질환의 경우, 일교차 1℃당 만성 폐쇄성 폐질환자의 입원율이 약 3% 증가하였습니다.
한양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상헌 교수는 "호흡기는 외부 공기에 직접 노출되는 기관이어서 계절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"며 "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이 호흡기 환자에게는 오히려 겨울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"고 말했습니다.
또한 봄은 일교차 외에도 황사와 꽃가루라는 복병이 있습니다. 꽃가루나 미세먼지 같은 유해물질이 몸속에 침투하면 면역세포가 이를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만들어지는데, 이 활성산소가 다시 면역세포를 손상시켜 결국 면역세포 수가 줄어들게 됩니다.
면역력을 지키는 봄철 생활 수칙
1. 체온 유지
기온에 따라 체온이 급격히 변하지 않도록 스카프나 얇은 겉옷을 챙겨 다니는 게 좋습니다. 아무리 낮 기온이 따뜻해도 아침저녁을 대비한 겉옷은 필수입니다.
2. 충분한 수면
충분하지 않은 수면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높이고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하루 7~8시간의 충분한 숙면이 중요합니다.
3. 햇볕
실내에서 오랫동안 지내면서 햇볕을 많이 쬐지 못한 몸은 비타민D가 부족해져 자가 면역계가 약해지기 쉽습니다. 최소한 일주일에 세 번, 한 번에 20분 이상 햇볕을 쬐면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.
4. 봄나물로 비타민을 보충
겨울 동안 추위에 적응하느라 대사 과정에서 비타민이 많이 소진되기 때문에, 봄에는 냉이, 달래, 쑥, 취나물, 씀바귀, 두릅 등 봄나물을 섭취하는 것이 피로 회복과 면역력 상승에 도움이 됩니다.
5. 운동은 서서히 늘리기
운동은 20~30분 정도에서 시작해 2주 간격으로 시간과 강도를 서서히 늘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. 낮 동안 활동량이 많았다면 밤에는 몸을 충분히 쉬게 해 에너지 소모를 막아야 합니다.
봄은 새로운 시작의 계절이지만, 우리 몸에게는 가장 바쁜 적응의 계절이기도 합니다. 설레는 봄날을 건강하게 즐기려면, 겉옷 하나 챙기는 작은 습관에서부터 시작해 보세요.
[참고 출처]
- 분당서울대학교병원
- 서울대학교 국민건강지식센터
- 하이닥
- 헬스포커스뉴스
- TWIG 의료전문매체